shortpost.AKE.kr
👋

안녕, 트위터. 그로부터 1년 뒤

이 글을 쓰기에는 지금이 딱 적절한 시기가 아닐까 싶어서 적게되었다.
트위터 계정을 닫고나서 어연 1년이 지났다. 그에 대한 1년차 보고서라고 생각해주시라.

나의 신념은 더욱 더 확고해졌고, 자기 주관이 생겼다.

예전부터 어디에 휩쓸려다니길 좋아했다. 주관없이 살던 나에게 있어서 새로운 정치관, 종교, 게임, 기타등등 모든것들이 그냥 휩쓸리길 좋아하던것들이 전부였다.
객관적인 정답이 존재하는 항목에 대해서는 최대한 배우고 잘못 알고있다면 고치려고 하지만, 주관적인 부분들에서는 내 신념을 절대로 꺾지 않는, 나쁘게 말하면 아집이 생겼다.
어딘가에 내 의견을 말하게 될 경우가 존재하면, 상대방의 의견을 관철해서라도 무조건 내 의견을 밀어붙이는 성격이 생겼다. 이전의 내가 들으면 깜짝 놀랄 이야기다.
적고보니 완전히 자기 할말만 하는 쓰레기같은것같아서, 조금은 내려놓고 타협하는것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방법은 타인과의 토론을 통해서 연습하는것이 가장 좋은것같아서 어디 정기적인 말할 수 있는 모임등에라도 참석해볼까 생각한다.

더이상 무분별한 혐오에 물들지 않게 되었다.

트위터는 혐오의 온상이다. 성별혐오부터 시작해서 성적기호에 대한 혐오, 취향에 대한 혐오, 타인을 배려하지 못함에 대한 혐오. 나조차도 그런 사람들을 혐오하고있었으니 혐오에 대한 재생산에 동참하고 있었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게 트위터를 탈퇴한 주된 이유였는데, 결론적으로는 이런 혐오적 표현이 입밖으로 나오는게 완전히 줄어들었다.
확실히 그러한 컨텐츠들을 덜 관찰 및 소비하게되면서 화도 줄었고, 적극적인 혐오적 표현보다, “쟤는 왜저러냐” 식의 약간 조금 안타까운 느낌의 표현이 입에 많이 오르내리게 되었다.
그대신 최근들어 야구를 보면서 야구팀에 대한 혐오와 혈압이 늘어나서 이게 걱정이긴 하다. 야구 끝나자마자 스트레스가 현저히 줄어서 온화한 성격으로 되돌아왔는데, 야구를 챙겨보는건 지속적으로 건강에 안좋을것같다 판단하면 야구를 그만 봐야한다고 생각하고있다. 야구는 질병이 맞는것같다.

무의미하게 집에 있던 시간이 줄어들었다.

무의미하게 핸드폰을 보고, 컴퓨터를 바라보던 시간은 줄어들었다. 그 시간을 주로 애니메이션과 같은 컨텐츠 시청에 시간을 쏟고, 리뷰를 통해 생각의 정리를 하는 과정을 루틴화했다.
그것이 숏포스트에 올리던 애니메이션 분기별 리뷰였고, 그것을 ‘정확한 기준없이’ 점수로 분류하는 작업부터 진행했다.
notion image
notion image
notion image
5점과 3점과 0.5점의 예제들인데, 이것만 봐도 충분히 명확한 기준없는 평가는 성공한것같다. 명확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분류화하여 점수를 매기는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히 12화에서 24화 수준의 애니메이션들이라면 더더욱.
이러한 리뷰에 대한 나름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도,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는 사실상의 훈련 덕분에 무언가를 평가할 일이 생긴다면 평가하기 상당히 쉬워졌다. 그렇기에 자신의 생각을 견고하게 하기 위해서 이 행동은 상당히 의미있고, 충분히 시간을 들일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점수평가 외에도 리뷰를 꽤 남겨두었으니, 라프텔의 댓글창을 자주 열어보신다면 분명히 당신은 제 리뷰를 봤을거란건 비밀이다.
이것 외에도 자동차에 흥미를 가진다거나,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는다거나와 같은 다른 취미들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에 관해서는 조만간 올라갈 글쓰기를 잊은 어언 일곱달간의 기록을 참고해주시기 바란다.

이전으로 돌아갈 생각이 없다

결론만 말하자면, 다시금 돌아갈 생각이 없다.
이 글을 쓰게 된 목적이기도 한데, 여전히 한국 트위터에는 혐오 주동자들이 넘쳐나고, 그들을 통해 혐오를 재생산하는 문화가 뿌리깊게 박혀있다고 판단했다. 솔직히 일론머스크에게 가서 “저 혐오종자들을 좀 X에서 내쫓아주십시오” 라고 절하며 말하고 싶을정도다. 여전히 성별은 혐오의 주된 소비대상이고, 그들은 혐오를 스포츠처럼 뇌를 거치지 않고 즐기고있다.
이러한 사람들을 차단하려고 해도 끝이없다. 차단목록만 천몇개를 넘겨도 하루에 한두번씩은 새롭게 보이는 사람을 차단하기 위해 스트레스가 생겨났다.
한술 더 떠서, 이 글을 쓰는 최근 기업의 이미지를 깎아내리기 위하여 서슴없이 개인을 언론에 보도하며 공격하는 행위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동참하라는 행태를 보고 난 상황에 도대체 어떻게 저 불구덩이 속으로 다시 되돌아갈 수 있을것인가 생각했다.
돌아갔을때의 내 자신을 상상하기 싫기에 절대로 그곳에 다시 돌아가지 않을것이다. 추가적으로 생각이 확고해진 나는, 그리고 누군가와 의견이 다를경우 그것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충돌도 서슴없이 할 나라고 생각하기에 더더욱이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마치며

이렇게 사실상의 트위터 계정을 삭제하고의 1년 뒤의 이야기를 간단히 적어보았다.
은근히 무언가에 사로잡혀 강박적으로 SNS를 진행하고, 그리고 그곳에서 충돌이 잦은분들이 분명히 존재할것이다. 잠깐만이라도 여러분에게 그 사로잡힌 강박을 일주일이라도 놔보길 권장한다. 그렇다면 분명히 다른 시야가 당신 눈앞에 들어올것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온전히 본인에게 돌아갈 시간을 되찾길 바라겠다.
 
ba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