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주를 추모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김정주가 싫다.
이런 생각은 비단 나뿐만 하지 않는것같지만, 나는 정확히 말하면 “확률형 뽑기라는 도박형태의 비즈니스 아이템을 초등학생에게 팔아먹으며 윤리의식없이 이익만을 좇던 김정주를 추모하지 않는다” 라고 하겠다.
이쯤해서 내가 기억하는 그의 업적을 돌아보겠다.
- 넥슨 자회사 일본우회상장
- 넥슨의 주식이 거래된다고 할때 말하는 넥슨은 한국기업이 아니다. 우회상장된 일본의 넥슨은 막 상장했던 당시엔 한국기업 NXC의 100% 지분을 가진 회사였고. NXC 및 자회사 ← 일본 넥슨 ← 한국 넥슨 과 같은 기이한 구조를 갖고있다.
- 뭐 그당시야 나쁘네 해도, 지금 돌이켜보면 전혀 상관없는 느낌이다. 그냥 외국인들에게 넥슨은 일본기업으로 보이고 싶었던 느낌. 이건 완벽하게 나쁘다고 하기엔 애매하니까 처음에 둔거다.
- 넥슨의 중/대규모 퍼블리싱 가로채기
- 던파, 서든어택, 피파온라인2라고 하면 바로 떠오를거다. 이걸 계기로 PC게임 퍼블리싱 시장이 정말 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때부터 신작확보에 퍼블리셔들이 점차 큰 노력을 들이지 않는것이 보였다.
- 한줄요약 해보자면 “성공한걸 인수해서 가져오면 된다”라는 식의 인식을 박아주셨다. 대단.
- F2P(Free 2 Play)라는 형태의 부분유료화 과금체계 제작
- 그당시 월정액 과금체계로는 모자랐는지, 월정액이 아닌 전면 무료화로 게임을 맛보게 한 뒤에 실질적으로 게임을 본격화해서 결제능력이 되는 유저들에게 최대한으로 뽑아먹는 형태를 만들어냈다.
- 상위 n%의 과금유저들을 자극하여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하여 확률형 뽑기도 처음으로 도입하셨다. 이건 리니지m과 같은 엔씨게임들의 확률형 뽑기의 극한식 짜내기 구조를 만드는데 큰 허들을 없앴다.
- 이러한 일들로 인해 F2P라는 용어 대신 P2W(Pay 2 Win)이라는 단어가 새로 생겨났다. 돈내면 이기는 게임.
- 이 덕분에 한국 게임들 인식이 개박살이 났고, 최근 외국에 퍼블리싱이 시작된 로스트아크마저 “P2W 아님?” 과 같은 오해를 받아야만 했다.
게임계 업적만 놓고보면 이렇지만, 바다이야기와 그와 관련된 검찰 로비건도 존재했고, 본인 자서전에 “디즈니는 아이들을 쥐어짜지 않으며, 아이들과 부모들이 한참 줄서서 디즈니의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이 부럽다” 라는 진짜 말도안되는 정과 주 수준의 명언도 남기셨다.
하지만, 이런말을 하는 나 자체도 깨끗한 사람은 아니다. 뭐 나보고 겉과 속이 다른놈 해도 할말은 없다. 위의 말과 다르게 나는 엔씨소프트의 주식 급하락 당시 엔씨소프트가 상승할거라며 믿고 주식을 샀기도 했었고, 그리고 웃기게도 넥슨 자회사가 개발하고 국내에서 넥슨이 퍼블리싱하는 가챠게임을 매달 못해도 20만원가량씩 들이부어가며 하고있으니 말이다.
그당시 10대엔 게임으로, 현시대 20대엔 암호화폐로 완전히 사이버 도박장을 운영한(NXC의 비트스탬프와 코빗 인수) 그는 성공한 벤처창업가로 추앙받으며 우대받았다. 그동안 성공신화로 열심히 포장된 그의 내면을, 이제는 한번 속시원하게 벗겨낼때가 되지 않았나.
마치며 우울증으로 인한 병세악화로 돌아간것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고인의 생전 업들이야 욕하여도, 죽음까지 욕하겠는가. 근데, 편히 쉬지는 말아라.